집단행동의안정감
“다들 이렇게 한다”는 말은 개인의 판단을 멈추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이 표현은 행동의 옳고 그름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혼자만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책임을 나누는 느낌을 주고, 불안감을 줄여준다. 사람들은 판단의 결과보다 판단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수의 선택은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이 안전함은 실제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인식하지 않게 만든다. “다들 한다”는 이유는 행동의 근거가 아니라, 불안을 잠재우는 도구에 가깝다. 이 순간 판단의 기준은 사라지고, 선택의 이유는 집단에 위임된다.

판단책임의이동
“다들 이렇게 한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판단의 책임은 개인에게서 집단으로 이동한다. 문제는 책임이 이동된다고 해서 결과의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결과는 언제나 개인에게 돌아온다. 집단은 결정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이 말은 판단을 단순화하지만, 동시에 설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다들 그렇게 한다”고 답하는 순간, 그 판단은 더 이상 검토될 수 없다.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 없는 판단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정의 출발점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같은 방식의 선택이 반복되고, 같은 유형의 문제도 반복된다.
다수의선택이틀릴수있는이유
많은 사람이 같은 선택을 한다는 사실은 그 선택이 효율적이거나 편리하다는 의미일 수는 있지만, 반드시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수의 선택은 종종 최소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복잡한 판단을 피하고, 검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가장 쉬운 길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다수의 선택은 관행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관행은 과거의 조건에서 만들어졌고,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선택은 검증 없이 유지된다. 왜냐하면 다수가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서는 틀린 선택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다수라는 사실이 오류를 보호한다.
기준없는합의의위험
“다들 이렇게 한다”는 말은 합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준 없는 동조에 가깝다. 합의에는 이유와 설명이 필요하지만, 동조에는 그런 과정이 없다. 기준 없는 합의는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지만, 그 결정이 어떤 조건에서 유효한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상황이 변하면 합의는 무너지고, 남는 것은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결과뿐이다. 기준을 확인하지 않은 선택은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수가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다. “다들 한다”는 말 대신 “이런 이유 때문에 이렇게 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판단은 비로소 기준 위에 놓인다. 집단의 선택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판단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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