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기준이 없는 상식들

gateway-20260112 2026. 1. 13. 23:15

기준없는상식의정체

사람들은 흔히 “당연한 상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상식이라는 것들 중 상당수는 명확한 기준이나 근거 없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말, 주변 사람들이 아무 의심 없이 따르는 행동, 이전 세대에서부터 내려온 방식 등이 어느 순간 ‘기준’처럼 굳어졌을 뿐이다. 문제는 이 상식들이 실제로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보편적 진리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기준이 없다는 것은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에 가깝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식을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순간부터 판단은 이미 한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상식은 질문을 멈추게 하고, 질문이 멈춘 자리에는 기준 없는 확신만 남는다.

 

 

다수가믿는정보의함정

사람들이 어떤 상식을 믿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반복하면 정보는 사실처럼 보이고, 사실처럼 보이면 기준이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다수의 믿음과 객관적인 기준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적 연결 고리가 없다. 오히려 인터넷과 SNS 환경에서는 근거 없는 정보가 더 빠르게 퍼지고, 반복 노출을 통해 상식처럼 자리 잡는다. 이 과정에서 출처는 사라지고, 맥락은 단순화되며, 원래 조건이나 예외는 완전히 제거된다. 결국 남는 것은 “원래 다 이렇게 한다”라는 문장 하나뿐이다. 기준이 있었다면 설명이 따라와야 하지만, 상식에는 설명이 없다. 설명 대신 경험담이 등장하고, 경험담 대신 분위기가 판단을 대신한다. 이렇게 형성된 상식은 반박하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반박하려면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데, 상식을 믿는 쪽은 기준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기준이 없는 상식들

상황무시판단의문제

기준 없는 상식이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될 때다. 원래 상식이라는 것은 특정 조건에서 유효했던 판단이 축약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건은 사라지고, 판단만 남는다. 사람들은 상황을 고려하기보다 상식을 먼저 떠올리고, 그 상식에 상황을 억지로 맞추려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부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끝난다. 사실은 이유가 있다.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준이 있다면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하지만, 상식은 항상 같은 선택을 요구한다. 그래서 상식은 편리하지만 위험하다. 빠른 판단을 가능하게 하지만, 틀린 판단도 빠르게 만든다. 특히 책임이 걸린 선택일수록, 상식에 의존한 결정은 문제 발생 시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상식을의심하는능력

기준 없는 상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전문 지식이 아니라 질문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어떤 상황에서도 맞는가”,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와 같은 질문이 상식을 기준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기준이 있는 판단은 설명이 가능하고, 설명이 가능하면 수정도 가능하다. 반대로 상식에 기대는 판단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개선도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을 의심하는 것을 불안해하지만, 실제로는 상식을 그대로 따르는 쪽이 더 위험하다. 기준을 확인하는 습관은 판단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결과의 신뢰도를 높인다. 상식은 편안함을 주지만, 기준은 책임을 만든다.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가 믿는 상식이 아니라,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이다.